291 장

맹렬한 불길이 타오르며 타닥타닥 소리를 내고 있었다. 신앙이든 죄악이든 모두 깨끗이 불타버려, 마치 지옥의 붉은 연꽃처럼 핏빛 속에서 가장 요염한 색채를 피워내고 있었다.

소년은 그 선명한 색채 속에 서서 돌아보았다. 그 눈빛은 얼마나 차가웠던가. 마치 개미를 내려다보는 듯한 경멸의 시선에, 사람들은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를 느꼈다.

현부에서는 급히 납치되었던 공자를 임부에 돌려주고, 한편으로는 무너진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. 땅 아래는 불에 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시체들이, 땅 위에는 파괴되어 무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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